지난달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정정 기간을 불살라 교수님께 메일을 돌리고 조금 안심이 되었을 때, 지친 마음을 한국 본가에 가서 달래고 오자, 라는 생각에 추석을 낀 약 3주간의 귀국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기로 결심한 건 불과 출국 2주 전이었지만 진에어에 인천-오사카를 왕복으로 검색하니 다행히 편도 25만 원 대의 저렴한 표가 있었다.
여기서부터가 계획의 시작이다. 먼저 그 당시 일본에서 한국으로 출국하려면 해외용 PCR이 필수였기 때문에 일단 집에서 제일 가까운 검사장을 찾기 시작했다. 오전 10시에 검사하면 오후 3시 반에 결과지가 이메일에 파일로 담겨서 오는 형식이어서 내가 다시 인쇄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오사카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는 역에서 엄청 가까웠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고속버스를 타는 당일 아침으로 예약을 넣었다.
예약해두면 18,600엔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기에 예약했던 건데 알고 보니 예약을 한 상태에서 미리 입금까지 끝내야 저 가격이고, 예약만하면 20,000엔 그대로 내야 한다는 소리에 그때 설명문을 자세히 안 읽었던 나 자신한테 화를 내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만 엔 두 장을 건넸던 기억이 있다.
PCR 검사도 끝났으니 이제 편의점에 가서 기다리자. 여기서부터 일본만의 특징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일본은 1층 건물 전체가 편의점으로 쓰일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크고 편리한데, PCR 검사를 하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미니스톱이 그 예시였다. 역에서도 호텔에서도 가까우니까 외국인들도 자주 와서 더 그런 것 같았다. 검사는 오전 10에 끝나고 버스 타기 전까지 약 6시간을 기다려야했기 때문에 편의점의 앉아서 쉴 수 있는 코너에서 PCR 검사가 이메일로 오기까지 죽치고 앉아있었다. 이메일을 받으면 검사지를 인쇄해야 하는데 그것도 다 편의점에 준비가 되어있어서 걱정할 것은 없다. 사진은 물론이고, 종이의 크기나 종류도 엽서에서 A4까지 다양하게 뽑을 수 있다.
버스표도 미니스톱의 경우 ministop Loppi라는 기계로 살 수 있는데, 여기서 행선지를 선택한 후에 표를 뽑고 점원에게 가서 결제를 도와달라고 하면 된다.
그 다음부터는 간단하다. 3시 반에 검사결과를 받고 인쇄한 후, 4시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한숨 잔 후 다음날 아침에 공항행 버스를 탄다. 내가 살고있는 곳은 오사카나 도쿄, 다른 관광지로 유명한 그런 대도시가 아니라 공항까지 가려면 터미널에서 한 번 환승해야한다. 사실 공항까지 가는 버스는 지방도시에서도 직행이 있기는 했는데 내가 일본에 들어오면서 코로나가 터지면서 그 버스가 무기한 중단되버리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버린거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앞으로는 일본 출국도 재입국도 PCR검사가 필요없어지니 편의점에서 죽치고 앉아있을 필요는 없어진다는 사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재입국할 때도 운이 좋아 PCR검사는 패스하고 재류카드랑 3차 접종 확인서만 들고갔었다. 격리도 사라졌다! 코로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마음놓고 돈 걱정없이 왔다갔다할 수 있게되어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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